정호성 전 비서관과 최순실 씨의 통화녹음 파일은 국정농단 실태를 보여주는 핵심 증거인데요,
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 두 사람이 주고 받은 대화 녹취록을 보고 본인은 "통화를 지시한 적이 없다. 최순실이 보스냐"며 오히려 검찰에 되물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.
배준우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.
[리포트]
지난 3월 21일 서울중앙지검 소환 조사 당시 검찰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'정호성·최순실 통화 녹취록'을 제시했습니다.
녹취록을 본 박 전 대통령은 "최순실이 정호성의 보스냐"며 오히려 되묻고 난색을 표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.
어떤 통화 내용이었을까.
'국정원 대선 개입' 의혹이 한창이던 2013년 10월, "대통령 주재 회의를 열어 수석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게 좋겠다"는 최 씨의 말에 정 전 비서관이 "서유럽 순방이 엿새 뒤라 벅차다"며 한숨을 쉬는 부분입니다.
박 전 대통령은 "정호성이 한숨까지 쉬는 게 이해가 안 된다"며 "정호성은 내 보좌관인데 최순실이 보스입니까"라는 반응을 보인 겁니다.
하지만 통화로부터 나흘 뒤 박 전 대통령은 수석비서관 회의를 열어 메시지를 전했습니다.
[박근혜 / 전 대통령(2013년 10월 31일)]
"선거에 국가기관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반드시 국민들께 정확히 밝히고…"
검찰 조사 결과, 정 전 비서관과 최 씨는 2013년 3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드러난 것만 1484번 통화했습니다. 하루 평균 2번이 넘습니다.
"박 전 대통령 뜻을 받들었다"는 정 전 비서관 진술에 박 전 대통령은 "지시한 적 없다"며 떠미는 입장.
정 전 비서관과 최 씨의 부적절한 통화에 박 전 대통령이 개입했는지 여부도 국정농단 재판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.
채널A뉴스 배준우입니다.
배준우 기자 jjoonn@donga.com
영상편집 : 김종태
그래픽 : 윤승희 성정우